안녕하세요. 귀여둥이 감자입니다. 오늘은 무인 미디어의 콘텐츠에서 감성을 담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성 콘텐츠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디지털 시대에도 콘텐츠의 핵심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감성’이다. 감성 콘텐츠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공감, 감동, 위로, 재미 등의 정서적 요소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서적 유대를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말한다. 이때 감성은 문장 하나의 표현, 이미지의 색감, 목소리의 억양, 이야기의 흐름 등 다층적인 방식으로 구현된다.
예를 들어 한 글이 독자에게 “웃기다”, “감동이다”, “찡했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 우리는 그 글을 ‘감성적’이라 느낀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감성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슬픈 음악과 함께 나레이션이 깔리고, 사연 있는 장면이 반복되면 시청자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콘텐츠의 내용 때문만이 아니라, 그 콘텐츠가 나의 감정과 맞닿았기 때문이다.
감성 콘텐츠는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단순한 제품 소개보다,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방식이 훨씬 더 많은 공감을 얻는다.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보다는 “이 제품을 통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더 오래 기억되고, 더 많은 전환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따라서 감성은 콘텐츠의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콘텐츠의 핵심 목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감성은 매우 인간적인 영역이다. 인간은 표정, 억양, 맥락, 기억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이 감성의 영역을 AI가, 무인 미디어가 과연 구현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오늘날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
AI는 ‘감성’을 흉내 내는가, 진짜 구현하는가?
무인 미디어, 즉 AI 기반 콘텐츠 생성 기술은 이미 사람처럼 문장을 쓰고, 목소리를 내며, 이미지를 만든다. 겉보기에 감성적 표현이 담긴 콘텐츠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GPT, Claude, Gemini 등 고급 AI 모델들은 “감동적인 편지 써줘”, “위로가 되는 시 한 편 써줘”, “감성적인 브이로그 스크립트 만들어줘” 같은 요청에 꽤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그 결과물은 언뜻 보면 진짜 인간이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AI가 감성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것과, “감성을 느끼고 표현한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현재의 AI는 수많은 인간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감성 표현의 ‘패턴’을 알고 있을 뿐, 감정을 진짜로 느끼지는 않는다. 감정이 입력값이 아니라 출력값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AI의 감성을 '시뮬레이션된 감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AI는 “사랑하는 엄마께, 늘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데이터에서 사랑과 감사가 자주 함께 등장하고, 가족 관련 콘텐츠에서 많이 쓰이는 구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이 진심인지, 혹은 실제로 엄마에 대한 기억이 있는지는 AI에게 의미 없다. AI에게 ‘엄마’는 개념이고, ‘감사’는 수치화된 단어일 뿐이다.
이러한 한계는 콘텐츠의 깊이와 진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표면적인 감성 표현에는 쉽게 반응하지만,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는 그 이면에 실제 경험과 감정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작가의 글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이유는 단순히 문장이 예뻐서가 아니라, 그 글 안에 담긴 고유한 감정과 진심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AI의 감성 시뮬레이션 능력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용자의 정서 상태에 따라 맞춤형 위로 문장을 생성하거나, 상황별 감정 흐름을 예측해 이야기 구조를 짜는 AI도 등장했다. 이처럼 AI는 ‘감성의 알고리즘화’에 한 발 더 가까워지고 있으며, 감성 흉내에서 감성 설계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콘텐츠 수용자들은 AI의 감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AI가 감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람들이 그것을 ‘진짜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다. 즉, 감성 콘텐츠의 최종 판단자는 AI가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재미있는 점은,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가 AI에 의해 생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전과 후의 반응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러 실험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AI가 작성한 감성적인 편지나 시를 읽고 나서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그 글이 AI가 썼다고 알려주는 순간부터 그 감동이 반감되거나 심지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감동’이 아니라 ‘속은 느낌’을 받는다는 피드백도 있다.
이는 인간이 콘텐츠에서 진심을 찾고자 하는 본능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누가 썼는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에 따라 같은 문장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친구가 써준 편지는 서툴러도 감동이 되지만, 광고 문구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의심부터 하게 된다. 콘텐츠 수용자는 감성의 ‘형식’보다 그 ‘의도’에 민감하다.
하지만 반대로, 콘텐츠가 AI에 의해 제작되었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Z세대나 알파세대는 콘텐츠의 출처보다는 그것이 나에게 ‘재밌는지’, ‘위로가 되는지’, ‘공감되는지’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SNS나 쇼츠, 릴스 같은 짧은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는 감정의 진정성이 아닌, 즉각적인 감정 자극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은 무인 미디어가 감성 콘텐츠 시장에서 점점 더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감성은 더 이상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설계할 수 있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깊이 있고 진심 어린 감정은 인간 고유의 영역일 수 있지만, 가볍고 빠르게 전달되는 감성 자극은 AI도 충분히 생산 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