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루 동안 완전 무인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해본 기록들을 함께 나누어 볼까합니다.
완전 무인 미디어 시스템, 과연 하루 만에 가능한가?
언젠가부터 ‘자동화’라는 키워드는 콘텐츠 업계 전반에 확산되었다. 특히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콘텐츠 생산마저 자동화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과연 사람의 개입 없이 하루 만에 ‘완전 무인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막연한 상상 같으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인 도전이었다.
그동안 여러 번 반자동 콘텐츠 제작 시스템은 실험해본 적이 있었다. 예컨대, RSS 피드로 뉴스를 수집하고, GPT로 요약하고, 그걸 블로그 초안으로 전환한 뒤 직접 검수해서 발행하는 식이다. 하지만 ‘완전 무인’은 얘기가 다르다. 사람이 전혀 손대지 않고 시스템만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이렇다:
정보 수집 → 콘텐츠 요약 및 구성 → 포맷 적용 → 발행 → SNS 공유까지
모든 단계를 자동화하되,
하루 만에 시스템을 설계하고 작동시켜본다.
시간적 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한 단순한 구조를 선택해야 했다. 먼저 콘텐츠 주제를 결정했다. 너무 복잡하거나 창의성이 필요한 주제는 피하고, AI가 잘 처리할 수 있는 “오늘의 IT 트렌드 요약” 같은 정보성 콘텐츠로 범위를 좁혔다.
그다음 필요한 플랫폼과 도구들을 나열했다. 콘텐츠 수집은 Feedly, 요약은 OpenAI GPT-4 API, 데이터 정리는 Google Sheets, 발행은 WordPress + Zapier, SNS 공유는 Buffer 자동 예약. 도구들은 이미 존재했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연결해 자동 흐름을 만드는 것이었다.
도전은 시작됐다. 한정된 시간 안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또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얼마나 ‘쓸 만한’ 콘텐츠가 생산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콘텐츠의 미래를 탐색하는 첫걸음이기도 했다.
구축 과정 상세 기록: 정보 수집부터 콘텐츠 발행까지
실험은 오전 9시에 시작되었다.
우선 첫 번째 단계는 정보 수집 자동화였다. 주제를 ‘생성형 AI 및 테크 뉴스’로 설정하고, Feedly에 관련 RSS 소스를 구독했다. 여기에 Google Alerts를 병행해 주요 키워드(예: ChatGPT, OpenAI, Midjourney 등)에 기반한 뉴스를 자동 수집하도록 설정했다.
수집된 콘텐츠는 Zapier를 통해 Google Sheets로 자동 전송되도록 구성했다. 새 콘텐츠가 Feedly에서 업데이트되면, Zapier가 해당 뉴스의 제목, 링크, 발행일 등을 시트에 저장한다. 이 스프레드시트가 사실상 ‘콘텐츠 저장소’이자 ‘트리거의 시작점’이 된다.
다음은 GPT 요약 파트였다. Sheets에 저장된 기사 링크를 기준으로, OpenAI API를 호출해 각 기사 본문을 자동으로 요약하게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뉴스 사이트가 전문을 RSS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원문 내용을 가져오는 과정에 약간의 꼼수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Mercury Parser API를 활용해 웹페이지에서 본문만 추출했다.
이후 GPT에게 아래와 같은 프롬프트를 사용했다:
"다음 뉴스 기사를 300자 내외로 요약해줘. 문장은 자연스럽고 읽기 쉬워야 하며, 사람의 말투로 써줘."
처음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한두 번의 토큰 오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요약은 실제 사람이 작성한 것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었다.
요약된 내용은 다시 Google Sheets에 저장되고, 이를 기반으로 WordPress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자동화 구조를 만들었다. Zapier는 일정 간격으로 시트를 확인하고, 새 데이터가 들어오면 워드프레스 포스트 형식으로 변환해 자동 업로드한다.
포맷은 미리 만들어둔 템플릿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이런 형식을 유지하면, 자동 생성된 콘텐츠라도 깔끔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SNS 자동 공유였다. WordPress 포스팅이 완료되면 Zapier가 이를 감지하고, Buffer API를 통해 트위터(X)와 인스타그램(스토리 카드 형태)에 자동 예약 게시되도록 설정했다.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툴인 Pablo by Buffer도 활용해 썸네일 카드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게 했다.
오후 5시. 모든 과정이 끝났다. 하루 만에 구축한 이 시스템은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를 수집하고, 요약하고, 포맷에 맞춰 발행하고, SNS까지 퍼뜨리는 일을 혼자서 수행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그저 시스템이 작동하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루 실험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남은 질문들
시스템이 완성된 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정말 콘텐츠가 문제 없이 잘 생성되고 발행되는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4시간 이내에 총 3개의 자동 뉴스 콘텐츠가 블로그에 게시되었고, 각각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공유되었다. 기술적으로는 ‘완전 무인 미디어’의 목표에 도달했다. 그러나 실험이 남긴 건 단순한 성과보다도 더 본질적인 질문들이었다.
성과
- 전체 시스템 구축 시간: 약 8시간
- 총 사용한 도구: 6개 (Feedly, Zapier, Google Sheets, GPT API, WordPress, Buffer)
- 예상보다 GPT 요약 품질이 높았고, 포맷 통일성도 확보되었음
- 발행 후 실제 클릭률: 트위터 평균 3.2%, 인스타그램 스토리 평균 뷰 170회
한계
- 일부 뉴스의 본문이 파싱되지 않아 오류 발생
- 요약이 지나치게 평이하거나 반복되는 문장이 많음
- 시스템이 ‘정량적 콘텐츠’에 특화돼 있어 창의적 구성은 불가능
- 긴급한 오류(예: 링크 누락, 중복 포스트)에 대응 불가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것이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독자에게 의미 있는 것은 다르다."
GPT는 텍스트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왜 이 콘텐츠가 중요한가?”, “어떤 관점으로 해석해야 하는가?”와 같은 맥락을 설명하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 결국 미디어란 정보 자체보다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주는가에 가치가 있는 매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또한, 시스템을 만드는 건 하루면 가능하지만, 그 시스템이 “지속 가능한가?”, “콘텐츠 질이 유지되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완전 무인의 가능성은 입증됐지만, 여전히 최소한의 인간의 편집, 기획, 감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실험은 단순한 기술 놀이가 아니다. 무인 미디어라는 개념은 앞으로 더 강력해질 것이며, 수많은 개인과 조직이 이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을 넘어, 사람의 ‘의도’와 ‘의미’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다. 완전 무인 시스템은 멋지지만, 궁극적으로는 ‘왜 이 콘텐츠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함께 따라야 한다. 이 실험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단계에서는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해볼 계획이다. 그때는 다시 한 번 이 기록을 이어가려 한다.